일반 현존으로의 초대 ( 2021년 여름침묵피정 소감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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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샬렘 댓글 0건 조회 358,302회 작성일 21-09-01 10:17본문
현존으로의 초대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조정하고 싶어 자유 의지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며... 스스로 힘을 주어 새로운 시도를 했고, 실패하여 주저앉았다. 실패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고, 주저앉힘을 당한 것이 은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기를 잃어버렸다. 어떤 큰 기대를 가지고 피정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일상을 떠나고 싶으나 어디를 가도 스스로 쉼을 누릴 자신이 없기에 선택한 휴가였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긴장감은 있었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섬기시는 분들 모두가 겸손히 그러면서도 자유롭게 인도해 주셔서 그런 것 같다. 인도해주시는 대로 기도하며 따랐다. 잘 모르겠고 생소한 기도도 있었지만 하나님을 향한 지향은 모든 기도에 있었다. 모든 시간들은 억지스럽거나 강요되어지는 것 없이 자유로우면서도 평화로웠다.
몸으로 기도하기를 배웠다. 걸으며 기도하다 자리에 앉아 숨으로 기도한다. 그곳에 계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 내가 있음에 감사하여 눈물이 흘렀다. 늘 그렇게 현존하셨는데 멈추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해 외면하며 살아온 나의 일상에 죄송한 마음이 올라왔다. 늘 나를 다그치는데 익숙하여 이미 함께 계시는 그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힘겨워했구나. ‘나의 주님, 나의 전부‘ 이것을 진정으로 고백하지 못하는 나를 주님께 드렸다.
처음으로 이콘을 바라보는 기도를 해 보았다. 그림 속에 예수님을 바라본다. 나에게 무엇을 주시려는가... 얻고 싶은 욕망을 가득 담아 예수님을 바라보는데... 예수님이 나를 그냥 보신다. 나도 모르게 예수님이 내게 무언가를 원하신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얻고 싶고, 주님께 무언가를 얻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니 예수님도 나에게 그러신다고 오해했다. 주님은 나를 그냥 보시는데 말이다. 그냥 보라. 얻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바라보라. 이 기도를 거울기도와 마주보는 기도로 확장해가면 그 안에, 그 너머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기도로 이어져갈 수 있다고 하신다. 사람들을 대하는 나의 일상에 꼭 맞는 기도가 아닐까 싶었다.
기억으로 기도하기를 시작하자마자 한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말에서 떨어지며 척추 뼈가 부러지던 그 순간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벌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벌도 은혜라 생각했고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마음은 힘이 들었나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것으로 되었다. 충분하다. 나를 꺽어서라도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것이 나에게 사랑으로 다가온다.
렉시오 말씀가운데... “내 뜻이니라.” 하신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나라임을... 그런데도 나는 먼저가 되고 싶고, 일등이 되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주시는 하나님이 힘이 들었다. “내 뜻이니라.”는 말씀 앞에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순복임을 알았다.
비교를 멈추지 못해 내 속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오를 때 내가 읊조릴 한 말씀... “내 뜻이니라.”를 내 몸과 영에 새기며 걷고 걸었다. 내 결연한 시도의 시작 때 쓴물을 단물로 바꾸시겠다고... 치료하시는 하나님을 경험케 하시겠다고 하셨던 말씀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었다. 오히려 나는 고집을 부린 일 년 전부터 병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홀로 걸으며 나의 지향을 올려드릴 때 깨닫게 하신다. 내 안에 때마다 솟구치던 불평들, 하나님을 향한 불신과 원망을 씻으셨다고... 나의 악이 드러나게 하시고, 내 몸이 아닌 내 중심을 고치셨다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하나님 왜요?를 외치지 않아도... 마음은 아니면서 이성만으로 하나님을 이해하지 않아도 됨을 느낀다.
금식 기도 후 성체 앞에 드려지는 기도는 허기진 육체와 함께 허기진 나의 영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 안에 그리스도의 살과 피에 허기져 생기를 잃었던 내 영을 깨우고, 진심으로 주를 구하게 한다. 그리스도를 먹어야 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먹임 당해야 참 영생을 살 수 있다. 생명이 있다.
영혼의 방으로 초대되었다. 예수님과 함께 방에 있다. 행복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예수님께 말씀드렸다. 병든 내 몸을 고쳐주시기를... 궁금했던 말씀도 물었다. 예수님이랑 침대에 누워 잠을 잘 수도 있었다. 정말 좋았다. 한 참 후에야 예수님께서 하고 싶으신 것, 하실 말씀은 없으신지 묻지도 않은 걸 깨달았다. 예수님 하실 말씀이 있으세요? 물었다.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신단다. 포기하지 말고 돈이 주인 된 세상에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하신다.
이 기도를 마치고 홀로 걷는데... 나로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구원하신 하나님께 말할 수 없이 감사해 눈물이 났다. 지난 몇 년간 노력하고 노력해 봐도 나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참 달라지지 않아 괴로웠는데... 나의 고백을 바꾸시는 하나님... 나의 중심을 고치시사 나의 일상을 만지시는 하나님을 느낀다.
피정을 의도하신 현존으로의 초대와 나의 경험이 맞는지 모르겠고, 여전히 나의 에고의 반응일까? 싶은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내 안에 돌덩이 같은 무엇이 사라진 거 같다. 내 힘을 빼는 게 조금 익숙해졌다. 과거가 재해석되고, 가야할 길이 보이는 것 같은... 고통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기쁘게 현재를 살 수 있다.
현존으로의 초대 피정에서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뵙고, 그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은 무엇이든 받을 수 있는 순복의 마음을 선물로 받은 거 같다. 나의 자유 의지는 이제는 능동이 아니라 수동으로... 다시 일상을 시작해본다.
- 고정희 님 -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조정하고 싶어 자유 의지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며... 스스로 힘을 주어 새로운 시도를 했고, 실패하여 주저앉았다. 실패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고, 주저앉힘을 당한 것이 은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기를 잃어버렸다. 어떤 큰 기대를 가지고 피정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일상을 떠나고 싶으나 어디를 가도 스스로 쉼을 누릴 자신이 없기에 선택한 휴가였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긴장감은 있었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섬기시는 분들 모두가 겸손히 그러면서도 자유롭게 인도해 주셔서 그런 것 같다. 인도해주시는 대로 기도하며 따랐다. 잘 모르겠고 생소한 기도도 있었지만 하나님을 향한 지향은 모든 기도에 있었다. 모든 시간들은 억지스럽거나 강요되어지는 것 없이 자유로우면서도 평화로웠다.
몸으로 기도하기를 배웠다. 걸으며 기도하다 자리에 앉아 숨으로 기도한다. 그곳에 계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 내가 있음에 감사하여 눈물이 흘렀다. 늘 그렇게 현존하셨는데 멈추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해 외면하며 살아온 나의 일상에 죄송한 마음이 올라왔다. 늘 나를 다그치는데 익숙하여 이미 함께 계시는 그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힘겨워했구나. ‘나의 주님, 나의 전부‘ 이것을 진정으로 고백하지 못하는 나를 주님께 드렸다.
처음으로 이콘을 바라보는 기도를 해 보았다. 그림 속에 예수님을 바라본다. 나에게 무엇을 주시려는가... 얻고 싶은 욕망을 가득 담아 예수님을 바라보는데... 예수님이 나를 그냥 보신다. 나도 모르게 예수님이 내게 무언가를 원하신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얻고 싶고, 주님께 무언가를 얻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니 예수님도 나에게 그러신다고 오해했다. 주님은 나를 그냥 보시는데 말이다. 그냥 보라. 얻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바라보라. 이 기도를 거울기도와 마주보는 기도로 확장해가면 그 안에, 그 너머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기도로 이어져갈 수 있다고 하신다. 사람들을 대하는 나의 일상에 꼭 맞는 기도가 아닐까 싶었다.
기억으로 기도하기를 시작하자마자 한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말에서 떨어지며 척추 뼈가 부러지던 그 순간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벌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벌도 은혜라 생각했고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마음은 힘이 들었나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것으로 되었다. 충분하다. 나를 꺽어서라도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것이 나에게 사랑으로 다가온다.
렉시오 말씀가운데... “내 뜻이니라.” 하신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나라임을... 그런데도 나는 먼저가 되고 싶고, 일등이 되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주시는 하나님이 힘이 들었다. “내 뜻이니라.”는 말씀 앞에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순복임을 알았다.
비교를 멈추지 못해 내 속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오를 때 내가 읊조릴 한 말씀... “내 뜻이니라.”를 내 몸과 영에 새기며 걷고 걸었다. 내 결연한 시도의 시작 때 쓴물을 단물로 바꾸시겠다고... 치료하시는 하나님을 경험케 하시겠다고 하셨던 말씀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었다. 오히려 나는 고집을 부린 일 년 전부터 병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홀로 걸으며 나의 지향을 올려드릴 때 깨닫게 하신다. 내 안에 때마다 솟구치던 불평들, 하나님을 향한 불신과 원망을 씻으셨다고... 나의 악이 드러나게 하시고, 내 몸이 아닌 내 중심을 고치셨다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하나님 왜요?를 외치지 않아도... 마음은 아니면서 이성만으로 하나님을 이해하지 않아도 됨을 느낀다.
금식 기도 후 성체 앞에 드려지는 기도는 허기진 육체와 함께 허기진 나의 영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 안에 그리스도의 살과 피에 허기져 생기를 잃었던 내 영을 깨우고, 진심으로 주를 구하게 한다. 그리스도를 먹어야 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먹임 당해야 참 영생을 살 수 있다. 생명이 있다.
영혼의 방으로 초대되었다. 예수님과 함께 방에 있다. 행복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예수님께 말씀드렸다. 병든 내 몸을 고쳐주시기를... 궁금했던 말씀도 물었다. 예수님이랑 침대에 누워 잠을 잘 수도 있었다. 정말 좋았다. 한 참 후에야 예수님께서 하고 싶으신 것, 하실 말씀은 없으신지 묻지도 않은 걸 깨달았다. 예수님 하실 말씀이 있으세요? 물었다.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신단다. 포기하지 말고 돈이 주인 된 세상에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하신다.
이 기도를 마치고 홀로 걷는데... 나로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구원하신 하나님께 말할 수 없이 감사해 눈물이 났다. 지난 몇 년간 노력하고 노력해 봐도 나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참 달라지지 않아 괴로웠는데... 나의 고백을 바꾸시는 하나님... 나의 중심을 고치시사 나의 일상을 만지시는 하나님을 느낀다.
피정을 의도하신 현존으로의 초대와 나의 경험이 맞는지 모르겠고, 여전히 나의 에고의 반응일까? 싶은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내 안에 돌덩이 같은 무엇이 사라진 거 같다. 내 힘을 빼는 게 조금 익숙해졌다. 과거가 재해석되고, 가야할 길이 보이는 것 같은... 고통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기쁘게 현재를 살 수 있다.
현존으로의 초대 피정에서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뵙고, 그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은 무엇이든 받을 수 있는 순복의 마음을 선물로 받은 거 같다. 나의 자유 의지는 이제는 능동이 아니라 수동으로... 다시 일상을 시작해본다.
- 고정희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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